번역, 번역가는 번역기가 아니어야 한다.

최근 두 권의 번역서를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습니다. 번역서를 읽게 된 이유는 당연히 저의 미천한 영어 실력 때문입니다. 한 권은 제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는 철학과 관련된 책이고, 또 다른 한 권은 대학의 문제에 대해 지적한 사회학책이었습니다. 물론 철학책은 책의 난이도 때문에 독서 시간이 일반 국내 서적에 비해 오래 걸리겠지만, 사회학책의 경우에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보다 문장 자체를 이해 혹은 다시 한 번 우리말로 번역해야 하는 수고 때문에 독서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그렇다고 철학책도 문장 자체를 우리말로 번역해야 하는 수고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읽은 책은 분명히 한글로 쓰인 것인데 왜 저는 한글을 우리말로 다시 번역해야 할까요?

한글은 우리말을 문자로 표현하는 한 방식입니다. yereul deureo “gugeoui romaja pyogibeop(munhwagwanggwangbugosi je2000-8ho)“eul riyonghaeseo urimareul pyohyeonhaedo pyogibeomman algo iseumyeon urineun geu mareul rihaehal su itseumnida.(예를 들어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문화광광부고시 제2000-8호)”를 이용해서 우리말을 표현해도 표기법만 알고 있으면 우리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앞의 문장을 “우리말 배움터“의 “로마자 변환기”를 통해서 자동으로 변환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 문장을 영어 문장이라고 하진 않을 것입니다. 같은 문장을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면 “For example, the “Romanization of languages ​​(munhwagwang miners Notice No. 2000-8),” using the expression woorimal pyogibeopman If you know you can say that we can understand.”로 번역됩니다. 앞의 문장은 대체로 영어 같긴 하지만 그 뜻을 정확히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정제된 혹은 바른 영어로 다시 한 번 번역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제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 영어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구글 번역기가 해 준 번역을 통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번역은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것은 한 언어에서 사용되는 단어와 언어 규칙을 다른 언어에서 사용되는 일치하는 혹은 유사한 단어와 언어 규칙을 이용해서 바꾸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비록 책이 글로 쓰여 있지만, 저자는 글을 통해서 그가 하고 싶어하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말에는 말하는 이의 습관, 자주 사용하는 단어, 강조를 위한 기술, 논리 전개를 위한 순서, 그 시대 그가 속한 사회적 관습과 문화가 있습니다. 말하는 이는 종종 없는 말을 만들기도 하고, 문법을 무시하기도 하고, 문화적 속성 때문에 돌려 말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가는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완벽하게 알고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 전에 저자가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것을 새로운 말로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일까부터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번역가는 스스로 말하는 이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전문 서적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할 때가 잦습니다. 보통 그 분야의 전문가는 번역할 책의 내용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전문 분야에서 사용되는 말도 대체로 비슷한 유형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오히려 전문 번역가가 번역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문가는 강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말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때 걸림돌은 원저자가 쓴 글이 번역가에 의해 재가공되어 쓰였을 때 원래 내포하고 있는 의미의 훼손을 두려워한 나머지 흔히 직역이라고 하는 이해하기 난해한 형태로 번역하는 것을 이번 철학책을 읽으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반면 전문 번역가는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을 완벽히 알지 못해도 좋은 번역을 하곤 합니다. 문제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 못 하거나, 이해하기 싫거나, 업무(번역하는 일)가 많거나 하면 아주 안 좋은 번역을 하게 됩니다. 이번 사회학책이 바로 그런 번역기나 할 수준의 번역이어서 읽는 내내 너무 힘들었습니다.

말을 다른 말로 바꾼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번역가는 말을 다른 말로 바꾸기 쉽지 않다면 왜 말을 다른 “글”로 번역했는지와 원문을 반드시 번역서에 남겨야 할 것입니다. 번역가는 번역기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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