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귤, 사과

토마토, 귤, 사과가 있었습니다.
토마토가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첫 번째야.”

토마토가 이야기했습니다.

“올라가고 있어.”

토마토가 믹서에 들어갑니다.
믹서가 돌아갑니다.
토마토는 온몸이 터지고 갈리고 물처럼 되었습니다.
토마토에게는 뇌가 있었습니다.

귤이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 내 차례야.”

귤이 이야기했습니다.

“올라가고 있어.”

귤은 무자비하게 뜯기듯 껍질이 모두 벗겨졌습니다.
몸통은 조각조각 갈라졌습니다.
귤에게도 뇌가 있었습니다.

사과가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마지막이군.”

사과가 이야기했습니다.

“올라가고 있어.”

사과는 날카로운 칼로 예리하게 껍질이 벗겨졌습니다.
다시 4방향 여덟 조각으로 잘라졌습니다.
씨가 있는 부분은 파여나갔습니다.
사과도 뇌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우리 큰딸이 자기가 만든 동화라며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들을 때 꼭 상상하라고 하면서요.
정말 과일게 뇌가 있다면 하고 상상하니…
우리 딸 동화작가 시켜야 할까요?